[번역] 앨라배마의 현대차 노동자들이 노조건설을 시작하다!

*한국, 일본, 독일의 자동차 회사들이 진출해 있는 미국 남부는 그동안 노조의 불모지로 인식돼 있었고, 이곳에서 조직화 실패는 자동차산별노조인 북미자동차노조(UAW)가 약화된 주원인으로 꼽혀 왔습니다. 북미자동차노조는 작년 3대 완성차회사에서 파업 승리의 여세를 몰아 적극적으로 노조 확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그 결과 앨리배마 주 몽고메리에 있는 현대차 공장에서도 노조건설 분위기가 떠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현대차 공장의 노동조건과 노조탄압 상황을 다룬 <레이버 노트>의 기사를 번역해보았습니다. (책방 들락날락 번역모임)

* 원문 : https://labornotes.org/2024/02/hyundai-workers-roll-union-alabama

by 루이스 펠리즈 레온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 현대차 공장의 노조건설투쟁 과정에서 4,000명 가량의 노동자 중 30% 이상이 노조 위임장*에 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 미국 노동법에서 작업장에 노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가입하고자 하는 노조에 단체협약을 위임한다는 서류(Authorization Card)에 서명해야 한다. 위임장 서명이 30%가 넘으면 국가노동관계위원회에 노조가입 찬반투표를 신청할 수 있다.

북미자동차노동조합(UAW)은 “몽고메리는 기다릴 수 없다(Montgomery Can’t Wait)”라는 제목의 새 영상을 통해 현대차 노동자들에 대한 성공적인 조직화 결과를 발표했다. 노동운동과 흑인민권운동을 연결시킨 해당 영상에는 이런 글귀가 등장한다. “로자 파크스*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던 도시 몽고메리에서 수천 명의 현대차 노동자들은 일어날 각오를 하고 있다.”

* 1950년대 미국 버스는 흑인석과 백인석이 나눠져 있었고, 백인들이 많이 탈 경우 운전기사는 흑인들에게 자리를 양보할 것을 강요하곤 했다. 1955년 12월 1일 몽고메리의 젊은 재봉노동자 로자 파크스는 퇴근길에 버스 흑인석에 앉았다가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강요를 받았지만 거부하고 일어나지 않았다. 로자 파크스는 경찰에 체포되었고, 이는 광범위한 버스 보이콧 운동에 불을 붙였다. 이 운동 과정에서 몽고메리의 지역 명사이던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전국적인 인물로 떠올랐으며 흑인민권운동이 분출하는 도화선이 되었다.
북미자동차노조가 만든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 노조 홍보영상 “몽고메리는 기다릴 수 없다!” 영상 속 노동자들이 “20년전 현대차는 양질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약속했다. 20년이 지난 뒤 우리는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현대차의 이윤은 치솟고 있지만, 미국 자동차 공장 중에 임금이 제일 적다” “우리는 차를 만들지만 차를 살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12년간 현대자동차에서 품질검수 작업을 했던 퀴첼 리긴스는 “우리의 노조건설투쟁은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내가 동료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은 그저 대담하게, 목적의식적으로 행동하라는 것뿐입니다. 흑인민권 운동의 지도자들이 그랬듯이,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이제 우리가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고, 그러자 다른 여러 사람들이 동의했습니다. 이제 같은 생각을 하는 한 무리의 동료들이 생겨났습니다.”

이 공장 노동자들은 산타페와 투싼, 산타크루즈 픽업트럭, GV70 럭셔리 SUV, GV70 전기차를 조립한다.

이들은 앨라배마 주 터스칼루사 인근 메르세데스-벤츠 공장, 테네시 주 채터누가 폭스바겐 공장에 이어 세 번째로 노조위임장 서명 30%를 달성했다. 메르세데스-벤츠 공장은 불과 몇 주 전에, 그리고 폭스바겐 공장은 지난 해 12월에 성공했다.

자동차노조는 작년 11월에 자동차 노동자 15만 명을 조직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현재 단체협약 적용을 받는 3대 자동차 회사의 노동자의 수 전체와 비슷한 규모이다. 1월 29일 월요일, 자동차노조는 무노조 공장 열세 군데에서 만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노조위임장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노동자의 30%가 노조 위임장에 서명을 하면, 자동차노조의 관례에 따라 조직화 결과를 공표한다. 그리고 50%를 달성하면, 동료, 가족, 이웃, 지역 사회와 숀 페인 자동차노조 위원장 같은 노조 지도자들과 함께 집회를 연다.

해당 공장 노동자의 70%가 위임장에 서명하고 공장의 조직 위원회(organizing committee)가 모든 교대조와 부서에 노동자들을 확보하게 되면 자동차노조는 사측에 노조를 임의 승인(voluntary recognition)해 줄 것을 요구할 것이다. 회사가 이를 거부하면, 노동자들은 국가노동관계위원회에 정식으로 노조가입 찬반 투표를 신청한다.

과거의 노조건설 시도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은 2015년에 노조건설 운동을 벌이려 했으나 큰 지지를 얻지 못했다. 게다가 경영진의 협박에도 대비하지 못하고 있었다. 조직화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공격을 당했을 때 부당노동행위로 사측을 고발하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에 경영진이 관리직에게는 유급휴가를 주면서, 시간급 노동자들은 실업급여를 받게 하자 노조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떠올랐다.

리긴스는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늘어선 줄을 마이클 잭슨의 콘서트 같았다고 비유했다. 사람들은 접이식 의자까지 챙겨 몇 시간이고 줄을 서야했다. 노동자들은 현대자동차 경영진이 아프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얘기를 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불과 세 명 정도의 작은 그룹이었다. 리긴스는 2016년에도 위임장에 서명했지만 당시의 노조건설 운동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 가을에 북미자동차노조의 부분순환파업(Stand-Up Strike)*이 언론의 주목을 받고 노조가 역사적인 승리를 거두자 리긴스와 동료들은 현대자동차 노조 설립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하기 시작했다. 리긴스는 “그렇게 하니까 회사가 돈을 줬어요,”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4년에 걸쳐 임금을 25% 인상할 것을 약속했다. “우리는 노조에 대해서 얘기를 했을 뿐이에요. 그러자 약간의 돈이 생겼고, 우리가 실제로 노조를 건설하게 되면 또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해 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지금 여기까지 온 겁니다.”

* stand-up strike는 자동차노조가 지정한 일부 노동자들만 파업에 나서는 전술을 말한다. 북미자동차노조는 작년 9~10월 완성차 3사 파업에서 이 전술을 썼는데, 역사적 승리라는 대다수의 열광 뒤에 관료적, 타협적 전술이라는 좌익의 비판도 존재한다. 한국의 완성차노조에서 많이 사용하는 부분순환파업 전술과 거의 유사하므로 부분순환파업이라고 번역했다.

과로와 사기저하

현대차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가장 큰 문제들은 노후 불안, 정실인사, 높은 산재율,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할 시간이나 심지어 병에서 회복할 시간도, 아이가 아플 때 돌볼 수 있는 시간도 거의 남겨두지 않는 무리한 일정 등이다. 노동자들은 현대자동차의 주 6일 근무제와 갑작스러운 작업 스케줄 변경 때문에 주말을 망치고, 과로와 사기저하에 시달리게 된다고 불만을 토한다. 관리자들은 주간과 야간 사이에, 휴일 사이에 대부분 예고 없이 작업 스케줄을 바꾸기 일쑤다.

길버트 브룩스는 평소 유급 공휴일인 마틴 루터 킹 탄생일* 앞에 휴가를 갔다. 화요일 복귀하면서 그는 예정된 시간에 출근보고를 했다. 그러나 휴일이라 그는 앱을 확인하지 않았고, 관리자들이 작업시작 시간을 앞당겼다는 사실을 와서야 알았다. 사실 브룩스는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 노동자가 휴가 중일 때, 작업시간을 앞당긴다고 통보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대차 관리자는 브룩스가 지각했다고 계속 질책했고, 그를 징계 절차의 2단계로 옮겼다.

* 몽고메리 출신으로 1960년대 흑인민권운동의 주요한 지도자로 활동하다가 암살당한 마틴 루터 킹 목사(1929~1968)를 기리는 날로 연방 공휴일이다. 원래 킹 목사의 생일은 1월 15일이지만, 매년 1월 셋째 월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회사는 이미 나한테 제안한 일자리인 유지보수 업무를 주지 않았습니다. 내가 서류에 서명도 다 했는데요.” 브룩스는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놈들은 나한테 그 일을 빼앗아간 겁니다.”

현대차는 노동자들에게 출근율 99%를 유지하라고 요구한다. 지각이나 결석으로 출근율이 그 이하로 떨어지면 구두 경고, 즉 회사에서 말하는 “심의 일정표(discussion planner)”를 받고, 1년 동안 관찰대상이 된다. 2단계에서는 서면 경고와 2년의 관찰기간이 주어지고 노무과(team relations)(인사부)에 반성과 앞으로 더 잘 할 것임을 다짐하는 반성문을 써야 한다. 3단계에서는 아무 이의제의 절차 없이 자동으로 해고된다.

현대차에는 병가가 없다. 회사를 다닌 연차와 상관없이 “퍼스널 데이”*가 3일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결국 징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 미국에서 personal days는 가족이 아프거나 중요한 가족 일정이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유급 휴일을 가리킨다. 보통 5~15일 정도라고 한다.

“만약 아이들이 있고 비슷한 연령이라면, 누가 병에 걸리면 금방 집안사람들 모두 걸리기 마련이에요.” 리긴스는 말한다. “따라서 아이들이 있는 가족한테 퍼스널 데이가 3일밖에 없으면, 징계를 피할 도리가 없어요. 아마도 직장으로 돌아갈 때엔 어느 한 단계에 걸리게 될 겁니다.”

사람 잡는 콘크리트 바닥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사람을 녹초로 만드는 10시간 교대제로 일해야 한다. 그동안 노동자들은 팔을 머리 위로 올리며 일을 한다. 공장 바닥에서 보낸 세월이 쌓이면 무릎이 손상되고 회전 근개가 찢어지며 손목 터널 증후군으로 인해 손이 저리게 된다.

19년차 직원 티모시 크리플(Timothy Cripple)은 현대차에 처음 입사했을 때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급여가 좋았다. 게다가 그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었다. 크리플은 자동차노조의 부분순환파업 이후 회사가 임금을 인상한 덕분에 시간당 30달러 넘게 벌고 있다. 하지만 엔진 공장 기계 작업자로서 3교대 근무에서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야간고정으로 일하는 업무로 인해 몸에 많은 무리가 왔다.

긴 세월 동안 현대차를 성공적인 회사로 키우는 데 기여한 크리플은 그 오랜 고된 노동 끝에 부은 발을 낫게 하려고 다른 업무에 지원했다. 그는 엔진 연구실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회사는 그 일자리에 대해 모집 공고조차 하지 않았다. 대신 관리자는 크리플의 근무경력을 무시하고, 어느 조장의 조카를 낙하산으로 채용했다.

“나는 밤새 콘크리트 바닥을 걷는 것보다 연구실에 있는 게 나한테 낫다는 것을 알았어요,”라고 크리플이 말했다. 지금 하는 일에는 쉴 틈이 없다. 휴일에도 마찬가지다.

“월요일 휴일이면, 일요일에 쉬게 해줘요. 그래도 월요일 밤에 출근해야 하죠. 그래서 연휴를 제대로 즐기지 못해요.”라고 그는 말했다.

노동자들은 노후에 대해서도 걱정한다. 현대차 공장은 노동자의 몸에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메디케어* 자격을 얻게 되는 65세까지 계속 그런 식으로 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회사를 그만 두면 의료보험이 필요할 건데 말이다.

* Medicare란 65세 이상 혹은 소정의 자격 요건을 갖춘 사람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미국의 의료보험제도이다.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왼쪽부터) 로버트 케네디, 드웨인 네일러, 컨브랠리어스 토마스. 2024년 2월 1일,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의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인 이들은 공장 노동자 30%로부터 노조위임장 서명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사진 : 북미자동차노조)

치솟는 이윤

현대차 몽고메리 공장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생산성이 높은 공장*이다. 지난 3년 동안 현대차의 이윤은 75% 급증한 반면, 자동차 가격은 32% 상승했다.

* 미국의 자동차 컨설팅업체 올리버 와이만(Oliver Wyman)에 따르면 현대차 몽고메리 공장의 생산성은 프랑스 쇼쇼(Sochaux)의 푸조 자동차 공장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브룩스는 3억 달러가 들어가는 몽고메리 조립공장의 확장 계획과 4억 달러가 들어가는 한국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 현대모비스의 배터리 공장 확장이 회사의 번창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 조지아 주의 기아차 단지에도 새로 라인이 증축된다.

“회사가 잘나가지 않는다면, 그렇게 할 수 없을 겁니다.”라고 브룩스는 말한다. 그는 자신과 동료들이 회사를 위해 창출한 이윤 중 일부가 노동자들에게 투자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브룩스는 최근 노조 파괴 모임들에서 회사가 가족지향적인 기업 문화에 대한 내놓은 웃기는 얘기에 대해 말했다. 그는 “우리가 가족지향적이라면, 회사는 우리를 돌보려고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건 이윤을 공유하고, 퇴직 후에 연금을 주는 걸 의미합니다.”라고 이야기했다.

“퇴직 후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퇴직하는 게 아닙니다. 아무것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사실상 그저 회사를 그만 두는 거나 마찬가지죠.”

리긴스에게도 가족 이야기는 헛소리이다. 4년 전 막내아들의 농구 결승전 경기를 보기 위해 반차를 냈지만, “무단이탈(job abandonment)”로 기록되었다. 아무도 그녀를 구제해 주지 않았다. 하지만 리긴스는 반차를 신청하고 승인 받았기 때문에 나갔던 거였다. 노무과 사람들과 마주 앉았을 때 그녀는 가족과 일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나는 항상 아이들의 경기에 대해 자랑하곤 했어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나는 농구와 축구를 하는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예요. 그게 내 삶입니다.” 월요일 아침이면 리긴스는 동료들에게 아이들의 경기 결과를 이야기하곤 했다. 경영진으로부터 가족보다 일을 선택하라는 말을 들었을 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분노했다. “화를 내서 찍히고 싶진 않았어요. 그냥 할 말을 잃었죠. ‘정말 나한테 그런 말까지 하다니’ 하고 말이죠.”

노동자에게 전쟁을 선포한 공화당원

지난 40년 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노조를 피해 남부로 이전했다. 현대자동차 공장 경영진은 그런 방식을 계속 고수하기로 작정하고 있다.

“경영진은 반노조 광고로 우리를 세뇌시키고 싶어 하는 반면, 공장에서 우리가 자동차노조의 자료를 보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라고 크리플은 말한다. 크리플이 휴게실에서 자동차노조 유인물을 나눠주는 사이에 팀장 하나가 유인물을 가져가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베벌리 맥콜(Beverly McCall)이란 다른 노동자는 회사 주차장에서 유인물 배포를 그만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 유인물을 돌렸다. 자동차노조가 현대, 폭스바겐, 혼다를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한 작년 12월의 노조 보도 자료에 따르면, 그녀는 경영진에게 “우리는 소식을 알릴 권리가 있으며, 경영진은 우리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영진은 노동자들을 억지로 모임에 불러 반노조 동영상을 시청하게 하고, 반노조 티셔츠를 나눠주었다. 브룩스의 말에 따르면, 어떤 광고에서는 한 팀장이 현대자동차에서 일하기 전에 노동자들이 살았던 낡은 집 사진을 보여주고는 그 후 수리된 집의 사진을 보여준다고 한다.

주 정부 관리들은 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하면, 주에서 성장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앨라배마 주는 테네시 주와 나란히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주이다. 메르세데스-벤츠, 토요타, 혼다, 현대 및 협력 업체들이 앨라배마 주에서 총 50,000명의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1983년부터 2022년까지 제조업에서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들의 비중은 21% 감소했다. 전성기에 조합원 수가 150만 명에 달했던 자동차노조의 산업 기반은 크게 약화되었다.

자동차노조의 핵심 전략은 공장에서 일하지 않는 활동가들이 은밀히 조직화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공장 내부 노동자들이 공개적으로 노조를 건설할 수 있도록 힘을 북돋는 것이다. 과거 닛산과 테네시에서 조직화 사업을 벌였을 때, 공화당 주지사들과 반노조 단체들은 노조를 다른 주에서 온 침입자로 규정해 공격한 바 있다.

올해 1월에 메르세데스-벤츠 노동자들이 노조 건설 운동을 공개하자, 앨라배마 주지사 케이 아이비(Kay Ivey)는 노조를 파괴하겠다고 다짐하는 내용의 글의 신문에 기고했다.

“주지사가 자신은 고용주 편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고 크리플은 말했다. 그는 자신과 동료 노동자들이 외부자라고 암시하는 그 글이 무례하다고 생각한다. “유권자들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고 노동조건이 개선되는 걸 원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나요?”

공구 한번 잡아본 적 없는 자들이 …

“실제로 현장에 와서 날마다 라인을 돌리는 건 우리들 수 천 명입니다,”라고 리긴스는 말한다. “주지사는 현대차 공장에 한 번도 발을 들여놓은 적이 없어요. 우리 CEO도 생산 라인에는 들어온 적은 없고요. 그 사람은 공구 한 번 들어본 적도 없는데, 토요일 10시간 철야근무가 어떤 건지, 일요일 새벽에 차를 몰고 퇴근하는 기분이 어떤 건지 어떻게 알겠어요. 놀라운 건 그런 사람들이 나한테 뭐가 필요한지, 뭘 원하지 않는지, 내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가르치고 있다는 겁니다. 내 입장이 어떤지 알 수도 없는 자들이 말이죠.”

앨라배마 주 상무부 장관 엘렌 맥네어(Ellen McNair)는 노조건설 운동이 “우리 주의 주요 경제 동력을 위기에 빠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맥네어는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암시했다. “앨라배마 주가 최고의 산업투자 대상이었던 시대는 이제 끝날지도 모릅니다.”

앨라배마 주 기업협의회(Business Council of Alabama)는 노조건설 운동을 저지하기 위해 “앨라배마 스트롱(Alabama Strong)”이란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이 반노조 전위부대는 현대, 혼다, 메르세데스의 기업 이해를 하나로 결합하여, “앨러배마 주민들에게 노조건설이 가져올 경제적 위협을 완전하고 상세하게 설명”한다고 한다. 기업협의회 의장 헨레나 던컨이 “자동차노조는 디트로이트에서 했던 일을 앨라배마에서 해선 안 된다.”라는 제목의 기고 글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저들은 지금 우리에게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터스컬루사 근처에서 일하는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 노동자 제레미 킴브렐(Jeremy Kimbrell)은 이렇게 말했다. “게임은 시작됐어요!”

이런 노조파괴 매뉴얼은 낡았을지 모르지만, 효과가 있기 때문에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노동자들이 그 내용을 잘 알고 있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하고 있다. 리긴스의 말에 따르면, 지난번에는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단결강제에서 자유로울 권리법(right to work)”*, “정당한 해고(just cause)” 같은 말을 하자, 사람들이 그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겁을 먹었다.

* 미국 50개 주 가운데 28개 주에서 시행되는 법으로 유니언숍으로 노조에 가입된 노동자는 조합비를 내지 않아도 될 권리를 가진다는 반노조 법안이다.

“거기에 제대로 대응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라고 리긴스는 말했다. “지금은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휴게실에서 유인물을 돌리고 노조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노무과로 끌려갔을 때, 이들은 대비가 돼 있었다.

“관리자들은 노동자들을 사무실로 데려갔지만, 우리가 고발한 뒤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래서 ‘그래, 그거면 되겠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다른 걸 시도해 볼 것입니다.” (2024. 2.1)

루이스 펠리즈 레온(Luis Feliz Leon)은 <레이버 노트>의 상근 필자이자 활동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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