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201604

안산은 지금 재건축이 한창이다. 재건축 예정구역까지 합하면 44개 단지나 된다. 안산시는 주택공급이 부족하다며 아파트 건축을 부추기고 있다. 정말 아파트가 부족한 게 문제일까?
안산에는 자기 집이 없는 가구가 절반이 넘는다. 일부 지역은 70%가 넘는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조건에 맞춰 떠돌아다니고 있다.
게다가 11%에 해당하는 3만 개의 집이 ‘최저주거기준’ 미달에 해당한다. 최저주거기준은 깨끗한 물이 나오고 무너질 위험이 없고 햇볕이 들고 난방이 되는 등 사람이 최소한 살 수 있는지를 따지는 기준이다. 열 집 중 한 집은 사람이 살만한 곳이 아니라는 거다.
아파트를 많이 지으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까. 자기 집 없는 사람들, 옥탑이나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이 그 아파트에 들어가서 살게 될까. 원래 살던 사람들도 새로 짓는 아파트가 너무 비싸서 쫓겨나는 마당에 그럴 리가 없다. 전월세 사는 사람들, 옥탑 반지하 사는 사람들, 재건축으로 안산 밖으로 밀려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여기저기 솟아오르는 고층아파트가 아니다. 그럼 누가 공사판 안산을 원할까. 물론 건설회사다. 집값이 오르고 사람들이 집에 투자하는 분위기가 되면 그들은 떼돈을 번다.
안산 주민들이 집을 사거나 임대하기 위해 진 빚이 총 5조원 정도라고 한다. 만약 집이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면, 안산에 있는 주택을 안산 주민들이 공동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어땠을까. 단지 집에서 살기 위해 이만큼의 빚을 지지 않았을 것이다.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집이 3만 개나 있는데도 고층아파트부터 세우느라 열을 올리지 않았을 것이다. 집 없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도 미분양 도미노를 걱정하는 모순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안산 주민의 필요에 따라 주택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건설회사의 이익에 따라 집을 부수고 다시 짓는 현실은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
인구 절반이 자기 집이 없고 심지어 움막이나 비닐하우스에서 살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혼자서 집을 2312채나 가지고 있는 한국의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 ‘집은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상식을 거스르는 사회를 그대로 두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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